원래는 "XE, 이래서 좋다"는 글을 시리즈로 쓰고 싶었다. 그러나 1편 고작 쓰고나서 정반대의 글을 쓰게 되어, 정말 유감이다. 그러나 글을 쓸 때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현재의 느낌대로 적어보기로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맘에 들었던 제로보드XE가 점점 싫어지려고 한다. 그 이유는, 한 마디로 말해, 사용자인 내가 원하는대로 조작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나는 게시판의 글쓴이 항목에는 이름(본명)이 나오기를 원한다. 닉네임은 따로 필요가 없다. 물론, 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국한된 이야기이다. 그런데, 현재의 XE는 가입할 때, 닉네임을 꼭 적어야 하고, 글쓴이 항목에는 닉네임이 기본으로 나오게 되어있다.

사실, 다른 사용자의 경우, 본명 대신 닉네임이 나오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XE처럼 불특정다수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사회의 일반 통념상, 기본은 본명으로 하고,  닉네임을 원할 경우 바꿀 수 있는 옵션을 두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닉네임 대신 본명이 나오도록 사용자가 소스를 고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용자에겐 그 일이 결코 쉽지가 않다.( 내 경우는 바꿔보니 본명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포기함)   

이 정도 말하고 나면, XE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공짜 프로그램을 쓰면서 요구가 지나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내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사용자의 마음은 간사하다. 즉 처음에는 XE라는 좋은 프로그램이 공짜여서 더 맘에 들어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점이 불만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유료라면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사항도 공짜이기 때문에 말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만약, XE가 유료이고 내가 댓가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입장이었다면, 제작자에게 사용 과정의 의문과 불만을 즉각즉각 말하고 신속한 해결을 당당하게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XE는 무료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게시판을 글을 쓰고, 제작자나 다른 사용자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고작이다. 질문에 아무런 답변이 없어도, 심지어 질문은 구걸이라는 식의 비아냥을 들어도, 불만을 토로하기 어렵다. 이래서 나는 XE가 공짜라는 점도 이제 슬슬 싫어지려고 한다.

이왕 시작한 거, 비난을 바가지로 뒤집어 쓰더라도, 한 마디만 더 해야겠다. XE가 오픈프로젝트로서 참여자에게 아무런 댓가도 돌아가지 않는 봉사 차원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배포한 이상, 일정한 수준의 사후AS는 책임지고 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XE는 기능이 뛰어난 만큼 소스가 복잡하다. 그러므로 사용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의문이나 현상에 대해 시원하게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현재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개발하는 데도 바쁜 줄은 알지만, AS도 직접 해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냉정하게 말해, 그건 개발자들의 숙명이고 자업자득이다. 혹시라도 "우리는 개발만 해줄테니 사용하는 것은 각자가 알아서 하라"고 말한다면, 좋은 일 하고서도 아마 욕을 듣기 십상일 것이다.

추신) 이미, 여기저기 여러 번 한 말을 또 해서 미안하지만, 내 홈페이지의 경우, 회원의 닉네임 등을 고치면, DB나 회원정보는 수정이 되는데, 게시판 등에는 반영이 되지 않는다. 아니, 당사자가 로그인을 하면 바뀐 닉네임이 나타났다가 로그아웃을 하거나 관리자로 로그인을 하면 다시 예전 닉네임으로 돌아가버린다.  질문게시판에 올려도 아무런 답이 없는 걸 보면, 현재 이런 증상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을 내려줄 수 있는 사람은 XE개발팀밖에 없지 않나 생각된다.  내 판단이 맞다면, 개발팀의 자비를 구걸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 내가 겪는 증상이 내 홈페이지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XE소스와 관련이 있는 문제인지만이라도 알려 달라"고
 "사용자가 입력하는 내용만이라도 제발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출력할 수 있게 만들어달라"고 ...        

불휘 기픈 남 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니
미 기픈 므른 래 아니 그츨 내히 이러 바래 가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